한문학/맹자집주 2020. 2. 12. 13:59

4-1. 梁惠王曰 寡人願安承敎하노이다

양 혜왕이 말했다. "과인이 마음을 편하게 하여 가르침을 받들기를 원합니다."

承上章하여 言願安意以受敎라
윗 장을 이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가르침을 받기를 원한다고 말한 것이다.

4-2. 孟子對曰 殺人以梃與刃이 有以異乎잇가 曰 無以異也니이다

맹자가 대답했다. "사람을 몽둥이와 칼날로써 죽이는 것이 다름이 있습니까?"

"다름이 없습니다."

梃 : 몽둥이 정

梃은 杖也라
'梃'은 몽둥이이다. 

4-3. 以刃與政이 有以異乎잇가 曰 無以異也니이다

"<사람을> 칼날과 정치로써 <죽이는 것이> 다름이 있습니까?"

"다름이 없습니다."

孟子又問에 而王答也라
맹자가 또 물어봄에 왕이 답한 것이다.

4-4. 曰 庖有肥肉하며 廐有肥馬하고 民有飢色하고 野有餓莩면 此率獸而食人也니이다

"푸줏간에는 살진 고기가 있고 마굿간에는 살진 말이 있는데 백성들은 굶는 기색이 있고 들에는 굶어 죽은 시체들이 있으면 이는 짐승을 몰아서 사람을 먹게 한 것입니다.

厚斂於民하여 以養禽獸하여 而使民飢以死면 則無異於驅獸以食人矣라
백성들에게 많이 거뒤서 금수를 길러 백성들로 하여금 굶어서 죽게 하면 짐승을 몰아서 사람을 먹게 한 것과 다름이 없다.

4-5. 獸相食도 且人惡之하나니 爲民父母라 行政不免於率獸而食人이면 惡在其爲民父母也리잇고

짐승끼리 서로 잡아먹는 것도 사람들이 싫어하는데 백성들의 부모가 되어서 정사를 행함에 짐승을 몰아서 사람을 먹게 함을 면하게 하지 못한다면 그 백성들의 부모가 됨이 어디에 있습니까?

君者는 民之父母也라 惡在는 猶言何在也라
군주는 백성들의 부모이다. '惡在'는 '何在(어디에 있는가)'라고 말함과 같다.

4-6. 仲尼曰 始作俑者其無後乎인저하시니 爲其象人而用之也니 如之何其使斯民飢而死也리잇고

중니께서 말하기를 '처음으로 나무 인형을 만든 사람은 아마도 후손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셨으니, 그것이 사람을 본따서 <장례에> 사용하였기 때문입니다. 어찌하여 이 백성들로 하여금 굶주려서 죽게 하십니까?"

俑 : 목우(木偶) 용

俑은 從葬木偶人也라 古之葬者 束草爲人하여 以爲從衛하고 謂之芻靈하니 略似人形而已러니 中古에 易之以俑하니 則有面目機發하여 而太似人矣라 故로 孔子惡其不仁하사 而言其必無後也라 孟子言 此作俑者는 但用象人以葬이로되 孔子猶惡之하시니 況實使民飢而死乎아 
俑은 장사할 때에 껴묻는 나무인형이다. 옛날의 장사지내는 사람들은 풀을 묶어서 사람 모양을 만들어서 <상여를> 따라 호위하게 하고 그것을 일러 '추령'이라고 하였으니 사람의 형상과 대략 비슷할 뿐이었다. 중고에 용으로 바꾸니 얼굴과 눈, 움직임이 있어서 매우 사람과 비슷하였다. 그러므로 공자가 그것의 어질지 못함을 미워하여 말하기를, '아마도 후손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맹자가 말하기를, '이 용을 만든 사람은 단지 사람을 본따서 장례에 사용하였을 뿐인데 공자꼐서 오히려 그것을 미워하시니 하물며 실제로 백성들로 하여금 굶어서 죽게 한단 말입니까?"라고 한 것이다.
機發 : 움직임


○李氏曰 爲人君者 固未嘗有率獸食人之心이라 然이나 徇一己之欲하여 而不恤其民이면 則其流必至於此라 故로 以爲民父母告之하시니 夫父母之於子에 爲之就利避害하여 未嘗頃刻而忘于懷하나니 何至視之不如犬馬乎아
이씨가 말했다. "인군이 된 사람들에게는 진실로 일찍이 짐승을 몰아 사람을 먹게 하려는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자신 한 사람의 욕심만을 따라서 그 백성들을 구휼하지 않는다면 그 흐름이 반드시 이에 이를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들의 부모가 되었다'라고 말한 것이니 무릇 부모가 자식에 대해서는 그를 위하여 이익을 취하고 해를 피하게 하여 일찍이 경각이라도 마음속에서 잊지 않으니, 어찌 자식을 개나 말보다도 못하게 보는 데에 이르겠는가." 

 

 

 

posted by 취상
:
한문학/맹자집주 2020. 2. 5. 14:37

2-1. 孟子見梁惠王하신대 王이 立於沼上이러시니 顧鴻鴈麋鹿曰 賢者도 亦樂此乎잇가

맹자가 양 혜왕을 만나뵈었는데 왕이 연못 위에 서 있었다. (왕이) 기러기와 사슴을 돌아보며 말했다. "현자도 또한 이것을 즐거워합니까?"

麋 : 큰 사슴 미

     鹿
'沼'는 연못이다. '鴻'은 기러기 중 큰 것이고 '麋'는 사슴 중 큰 것이다.

2-2. 孟子對曰 賢者而後에 樂此니 不賢者는 雖有此나 不樂也니이다

맹자가 대답하였다. "현자가 된 이후에야 이것을 즐길 수 있으니 현자가 아닌 사람은 비록 이것을 가지고 있더라도 즐길 수 없습니다.

 
이것은 한 장의 요지이다.

2-3. 詩云 經始靈臺하여 經之營之하시니 庶民攻之라 不日成之로다 經始勿亟하시나 庶民子來로다 王在靈囿하시니 麀鹿攸伏이로다 麀鹿濯濯이어늘 白鳥鶴鶴이로다 王在靈沼하시니 於牣魚躍이라하니 文王이 以民力爲臺爲沼하시나 而民歡樂之하야 謂其臺曰靈臺라하고 謂其沼曰靈沼라하여 樂其有麋鹿魚鼈하니 古之人이 與民偕樂이라 故로 能樂也니이다

《시경》에 이르기를, '영대를 경영하기 시작하여 그것을 헤아리고 도모하였다. 서민들이 그것을 다스려 하루도 채 안 되어 완공하였다. 경영하기 시작할 때 서두르지 말라 했는데도 서민들이 아버지 일 돕는 듯이 몰려들었다. 왕께서 영유에 계시니 암사슴 숫사슴이 엎드려 잇도다. 암사슴 숫사슴은 살쪄서 크고 백조는 희구나. 왕께서 영소에 계시니 아아, 많은 물고기가 뛰논다.'라 하였으니, 문왕이 백성의 힘으로써 대와 연못을 만들었으나 백성들은 그것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 그 대를 가리켜 영대라고 하였고, 그 연못을 가리켜 영소라고 하며 그가 사슴들과 물고기, 자라를 소유한 것을 즐거워하니 옛날 사람들이 백성과 함께 즐거워했기 때문에 즐길 수 있었습니다.  

亟 : 빠를 극 囿 : 동산 유 麀 : 암사슴 우 攸 : 바 유 濯 : 큰 모양 탁 鶴 : 흴 학 於 : 감탄사 오 牣 : 가득할 인

此는 引詩而釋之하여 以明賢者而後樂此之意라 詩는 大雅靈臺之篇이라 經은 量度也라 靈臺는 文王臺名也라 
이는 《시경》을 인용하여 그것을 풀어서 '현자가 된 이후에 이것을 즐긴다.'의 뜻을 밝힌 것이다. 시는 《시경·대아》의 〈영대〉 편이다.

營은 謀爲也라 攻은 治也라 不日은 不終日也라 亟은 速也니 言文王戒以勿亟也라 子來는 如子來趨父事也라 靈囿, 靈沼는 臺下有囿하고 囿中有沼也라 麀는 牝鹿也라 伏은 安其所하여 不驚動也라 濯濯은 肥澤貌요 鶴鶴은 潔白貌라 於는 歎美辭라 牣은 滿也라 
'經'은 헤아림이다. 영대는 문왕의 대 이름이다. '營'은 도모함이다. '
攻'은 다스림이다. '不日'은 하루를 마치지 않는 것이다. '亟'은 빠름이니 문왕이 빠르게 하지 말라고 경계하였음을 말한 것이다. '子來'는 자식이 아버지의 일에 달려오듯이 하는 것이다. 영유와 영소는 대 아래에 있는 동산이고 동산 가운데 있는 연못이다. '麀'는 암사슴이다. '伏'은 그 곳을 편안하게 여겨서 놀라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濯濯'은 살찌고 윤택한 모양이고 '鶴鶴'은 깨끗하고 흰 모양이다. '於'는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말이다. '牣'은 가득함이다. 
度 : 헤아릴 탁 牝 : 암컷 빈

孟子言 文王이 雖用民力이나 而民이 反歡樂之하여 旣加以美名하고 而又樂其所有하니 蓋由文王能愛其民이라 故로 民樂其樂하여 而文王亦得以享其樂也니라
맹자는 문왕이 비록 백성의 힘을 썼으나 백성이 도리어 그것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 이미 아름다운 이름을 더하고 또 그가 소유함을 즐거워하니 대개 문왕이 그 백성을 능히 사랑하였기 때문에 백성이 그의 즐거움을 즐거워하여 문왕이 또한 그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고 말한 것이다.

2-3. 湯誓曰 時日은 害喪고 予及女로 偕亡이라하니 民欲與之偕亡이면 雖有臺池鳥獸나 豈能獨樂哉리잇고

《탕서》에 이르기를, '저 해는 언제나 없어질까, 나는 너와 함께 없어지리라.'라고 하였으니, 백성이 그와 함께 망하고자 한다면 비록 대와 연못과 새와 짐승들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찌 혼자서 즐길 수 있겠습니까?"

害 : 어찌 갈 女 : 너 여

此는 引書而釋之하여 以明不賢者雖有此不樂之意也라 湯誓는 商書篇名이라 時는 是也라 日은 指夏桀이라 
이것은 《서경》을 인용하여 그것을 풀어서 '현자가 아닌 사람은 비록 이것을 가지고 있더라도 즐길 수 없습니다.'의 뜻을 밝힌 것이다. '誓'는 《상서》의 편명이다. '時'는 이것이다. '日'은 하나라의 걸왕을 지칭한다.

害은 何也라 桀嘗自言 吾有天下는 如天之有日하니 日亡이라야 吾乃亡耳라하니 民怨其虐이라 故로 因其自言하여 而目之曰 此日이 何時亡乎아 若亡則我寧與之俱亡이라하니 蓋欲其亡之甚也라 孟子引此하여 以明君獨樂而不恤其民이면 則民怨之하여 而不能保其樂也니라
'害'은 어찌이다. 걸왕이 일찍이 스스로 말하기를 '내가 천하를 소유함은 하늘에 해가 있는 것과 같다. 해가 없어져야 내가 망하리라.'라고 하였으니 백성들이 그의 학정을 원망하였다. 그러므로 그 스스로 말한 것으로 인하여 그를 지목하여 말하기를, '이 해가 언제 없어질까, 만약 없어진다면 나는 차라리 그와 함께 망하리라.'라고 하였으니 그가 망하기를 바란 것이 심했다. 맹자는 이것을 인용하여 군주가 혼자서 즐기고 그 백성을 구휼하지 않는다면 백성들이 그것을 원망하여 그 즐거움을 보존할 수가 없음을 밝힌 것이다.
 

posted by 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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