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맹자집주 2020. 7. 5. 18:22

16(23)-1. 魯平公將出。嬖人臧倉者請曰:「他日君出,則必命有司所之。今乘輿已駕矣,有司未知所之。敢請。」公曰:「將見孟子。」曰:「何哉?君所爲輕身以先於匹夫者,以爲賢乎?禮義由賢者出。而孟子之後喪踰前喪。君無見焉!」公曰:「諾。」

노 평공이 장차 외출하려고 하였다. 총애 받는 사람인 장창이라는 사람이 청했다. “다른 날에는 임금께서 외출하시게 되면 반드시 유사에게 가는 곳을 명령하셨습니다. 지금 승여에 이미 말을 매었으나 유사가 아직 가는 곳을 알지 못합니다. 감히 청합니다.” 공이 말했다. “장차 맹자를 보려고 한다.” “어째서입니까? 임금께서 몸을 가볍게 하고서 필부에게 먼저 가는 것은 어질다고 여겨서입니까? 예의는 현자에게서 나옵니다. 그런데 맹자의 뒤 초상은 앞 초상보다 더하였습니다. 임금께서는 만나지 마십시오.” 공이 말했다. “그래야겠다.”

乘輿,君車也。駕,駕馬也。孟子前喪父,後喪母。踰,過也,言其厚母薄父也。諾,應辭也。
乘輿는 군주의 수레이다. 駕는 말에 멍에를 매는 것이다. 맹자는 먼저 아버지를 잃고 뒤에 어머니를 잃었다. 踰는 지나침이니, 어머니에게 후하게 하고 아버지에게 박하게 함을 말함이다. 諾은 응낙하는 말이다.

16(23)-2. 樂正子入見,曰:「君奚爲不見孟軻也?」曰:「或告寡人曰,『孟子之後喪踰前喪』,是以不往見也。」曰:「何哉君所謂踰者?前以士,後以大夫;前以三鼎,而後以五鼎與?」曰:「否。謂棺槨衣衾之美也。」曰:「非所謂踰也,貧富不同也。」

악정자가 들어와 알현하고 말했다. “임금께서는 무슨 이유로 맹가를 보지 아니하셨습니까?” “누군가가 과인에게 맹자의 뒤 초상이 앞 초상보다 더하였다고 말하기에, 이 때문에 보러 가지 않았다.” “임금께서 이른바 더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앞에는 사의 예로 하고, 뒤에는 대부의 예로 해서입니까? 앞에는 정 세 개를 쓰고 뒤에는 정 다섯 개를 써서입니까?” “아니다. 관곽과 의금의 아름다움을 말한 것이다.” “이른바 더했다는 것이 아니라 빈부의 정도가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樂正子,孟子弟子也,仕於魯。三鼎,士祭禮。五鼎,大夫祭禮。
악정자는 맹자의 제자이니, 노나라에서 벼슬하였다. 三鼎은 사가 제사하는 예이다. 五鼎은 대부가 제사하는 예이다.

16(23)-3. 樂正子見孟子,曰:「克告於君,君爲來見也。嬖人有臧倉者沮君,君是以不果來也。」曰:「行或使之,止或尼之。行止,非人所能也。吾之不遇魯侯,天也。臧氏之子焉能使予不遇哉?」

악정자가 맹자를 알현하고 말했다. “제가 임금께 고하니 임금께서 와서 보려고 하셨습니다. 총애 받는 사람 중에 장창이라는 사람이 임금을 저지하였으니, 임금께서 이 때문에 결국 오지 않으신 것입니다.” “가는 것은 누가 시켜서이며 멈추는 것은 누가 막아서이다. 가고 멈추는 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내가 노후를 만나지 못한 것은 천명이다. 장씨의 아들이 어찌 나로 하여금 만나지 못하게 할 수 있었겠는가.”

尼 : 막을 닐

克,樂正子名。沮尼,皆止之之意也。
克은 악정자의 이름이다. 沮와 尼은 모두 멈춘다는 뜻이다.

言人之行,必有人使之者。其止,必有人尼之者。然其所以行所以止,則固有天命,而非此人所能使,亦非此人所能尼也。然則我之不遇,豈臧倉之所能爲哉?
‘사람이 가는 것에는 반드시 시키는 사람이 있으며 그가 멈춤에는 반드시 막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가 가게 되는 이유와 멈추게 되는 이유는 진실로 천명에 있는 것이니 이 사람이 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이 사람이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만나지 못한 것이 어찌 장창이 할 수 있는 것이었겠는가?’라고 말한 것이다.

此章言聖賢之出處,關時運之盛衰。乃天命之所爲,非人力之可及。
이 장은 성현이 나아가고 머무르는 것이 시운의 성쇠와 관련되니 곧 천명이 하는 것이고 사람의 힘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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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맹자집주 2020. 7. 5. 17:36

15(22)-1. 滕文公問曰:「滕,小國也。竭力以事大國,則不得免焉。如之何則可?」孟子對曰:「昔者大王居邠,狄人侵之。事之以皮幣,不得免焉;事之以犬馬,不得免焉;事之以珠玉,不得免焉。乃屬其耆老而告之曰:『狄人之所欲者,吾土地也。吾聞之也:君子不以其所以養人者害人。二三子何患乎無君?我將去之。』去邠,踰梁山,邑于岐山之下居焉。邠人曰:『仁人也,不可失也。』從之者如歸市。

등 문공이 물었다. “등나라는 작은 나라입니다. 힘을 다해서 큰 나라를 섬겨도 화를 면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맹자가 대답하였다. “옛날에 태왕이 빈 땅에 거주하실 때에 적인이 침입하였습니다. 모피와 비단으로 그들을 섬겨도 화를 면하지 못하였고, 개와 말로 그들을 섬겨도 화를 면하지 못했으며, 구슬과 옥으로 그들을 섬겨도 화를 면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그 장로들을 모으고 말씀하기를, ‘적인이 원하는 것은 우리들의 토지이다. 내가 들으니 군자는 그 사람을 기르는 것을 가지고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고 하니 그대들은 어찌 임금이 없음을 근심하겠는가. 내가 장차 이곳을 떠나겠다.’라고 하시고 빈 땅을 떠나 양산을 넘어 기산의 아래에 도읍하고서 거주하셨는데, 빈 땅 사람이 말하기를, ‘인한 사람이다. 잃어버릴 수 없다.’라고 하고, 그를 따르는 사람이 마치 시장에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皮,謂虎、豹、麋、鹿之皮也。幣,帛也。屬,會集也。土地本生物以養人,今爭地而殺人,是以其所以養人者害人也。邑,作邑也。歸市,人衆而爭先也。
皮는 호랑이와 표범, 사슴의 가죽을 말한다. 幣는 비단이다. 屬은 모으는 것이다. 토지는 본래 물건을 생산하여 사람을 기르는 것인데, 지금 땅을 다투아 사람을 죽인다면 이것은 사람을 기르는 것을 가지고 사람을 해치는 것이다. 邑은 도읍을 만드는 것이다. 歸市는 사람이 많아서 앞을 다투는 것이다.

15(22)-2. 或曰:『世守也,非身之所能爲也。效死勿去。』
혹자는 말하기를, ‘대대로 지키는 것이어서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목숨을 바치고 떠나지 말라.’라고 합니다.

又言或謂土地乃先人所受而世守之者,非己所能專。但當致死守之,不可舍去。此國君死社稷之常法。傳所謂國滅君死之,正也,正謂此也。
또 “혹자는 ‘토지는 곧 선인이 받아 대대로 지키는 것이어서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다만 마땅히 목숨을 바쳐 지킬 것이며, 버리고 떠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는 국군이 사직을 위해 죽는 떳떳한 법이니 옛 책에 이른바 ‘나라가 멸망하면 군주가 죽는 것이 올바르다.’라는 것은 바로 이것을 말한다.

15(22)-3. 君請擇於斯二者。」

군주께서는 이 두 가지 중에서 선택하십시오.”

能如大王則避之,不能則謹守常法。蓋遷國以圖存者,權也;守正而俟死者,義也。審己量力,擇而處之可也。
능히 태왕과 같이 할 수 있으면 피하고, 할 수 없다면 떳떳한 법을 삼가 지켜야 한다. 대개 나라를 옮겨 생존을 도모하는 것은 권도이고, 올바름을 지켜 죽기를 기다리는 것은 의이다. 자기를 살피고 힘을 헤아려서 선택하여 처하는 것이 옳다.
權道 : 그때그때의 형편을 따라 일을 처리하는 방도. 임기응변.

楊氏曰:「孟子之於文公,始告之以效死而已,禮之正也。至其甚恐,則以大王之事告之,非得已也。然無大王之德而去,則民或不從而遂至於亡,則又不若效死之爲愈。故又請擇於斯二者。」
양씨가 말했다. “맹자가 문공에게 처음에는 목숨을 바칠 뿐임을 말했으니 예의 올바름이다. 그 심히 두려워함에 이르러서는 태왕의 일로 말했으니 부득이해서였다. 그러나 태왕의 덕이 없으면서 따라간다면 백성이 혹시 따르지 않아서 마침내 멸망에 이르게 되면 또한 목숨을 바침이 나은 것만 못하다. 그러므로 또 이 두 가지 중에서 선택하라고 청한 것이다.”

又曰:「孟子所論,自世俗觀之,則可謂無謀矣。然理之可爲者,不過如此。舍此則必爲儀秦之爲矣。凡事求可,功求成。取必於智謀之末而不循天理之正者,非聖賢之道也。」
또 말했다. “맹자가 논한 것을 세속의 관점에서 보면 무모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치로 할 수 있는 것은 이와 같음에 불과하다. 이것을 버린다면 반드시 장의와 소진의 행위를 할 것이다. 무릇 일은 가능함을 구하고 공은 이룸을 구한다. 지혜와 모략의 지엽에서 기필함을 취하고 천리의 올바름을 따르지 않음은 성현의 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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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맹자집주 2020. 7. 4. 14:22

14(21)-1. 滕文公問曰:「齊人將築薛,吾甚恐。如之何則可?」

등 문공이 물었다. “제나라 사람이 장차 설 땅에 성을 쌓으려고 하니 제가 매우 두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薛,國名,近滕。齊取其地而城之,故文公以其偪己而恐也。
薛은 나라 이름이니 등나라와 가까웠다. 제나라가 그 땅을 취해서 성을 쌓았으므로 문공이 자기를 핍박한다고 여겨서 두려워한 것이다.

14(21)-2. 孟子對曰:「昔者大王居邠,狄人侵之,去之岐山之下居焉。非擇而取之,不得已也。

맹자가 대답하였다. “옛날에 태왕이 빈 땅에 거주하실 때에 적인이 침입하자, 떠나시고 기산의 아래로 가서 거주하셨습니다. 이곳을 가려서 취한 것이 아니라 부득이해서였습니다.

邠,地名。
邠은 땅 이름이다.

言大王非以岐下爲善,擇取而居之也。詳見下章。
태왕이 기산 아래를 좋게 여겨 선택하여 취해서 거주한 것이 아님을 말한 것이다. 아래 장에 자세히 보인다.

14(21)-3. 苟爲善,後世子孫必有王者矣。君子創業垂統,爲可繼也。若夫成功,則天也。君如彼何哉?彊爲善而已矣。」

만일 선을 행한다면, 후세 자손들 중에 반드시 왕 노릇 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군자는 기업을 창건하고 전통을 드리워서 계속할 수 있도록 합니다. 성공으로 말한다면 천운이니 군주께서 저들을 어찌하겠습니까. 선을 행하기를 힘쓸 뿐입니다.”

創,造。統,緒也。
創은 창조이다. 統은 실마리이다.

言能爲善,則如大王雖失其地,而其後世遂有天下,乃天理也。然君子造基業於前,而垂統緒於後,但能不失其正,令後世可繼續而行耳。若夫成功,則豈可必乎?彼齊也,君之力旣無如之何,則但彊於爲善,使其可繼而俟命於天耳。
‘능히 선을 행한다면 태왕과 같이 비록 그 땅을 잃더라도 그 후세에 마침내 천하를 소유하였으니 곧 천리이다. 그러나 군자는 앞에서 기업을 만들고 나중에 전통을 드리우되 다만 그 올바름을 잃지 않아 후세로 하여금 계속하여 행할 수 있도록 할 뿐이다. 성공으로 말한다면 어찌 기필할 수 있겠는가. 저 제나라를 군주의 힘이 이미 어떻게 할 수 없다면 다만 선을 행하기를 힘써서 그것으로 하여금 계속할 수 있게 하고 하늘에 명을 기다릴 뿐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此章言人君但當竭力於其所當爲,不可徼幸於其所難必。
이 장은 인군은 다만 당연히 해야 할 것에 응당 힘을 다할 것이고 기필하기 어려운 것에 요행을 바라서는 안 됨을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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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맹자집주 2020. 7. 4. 13:58

13(20)-1. 滕文公問曰:「滕,小國也,間於齊楚。事齊乎?事楚乎?」
등 문공이 물었다. “등나라는 작은 나라이고,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에 있습니다. 제나라를 섬겨야 합니까, 초나라를 섬겨야 합니까?”

滕,國名。
滕은 나라 이름이다.

13(20)-2. 孟子對曰:「是謀非吾所能及也。無已,則有一焉:鑿斯池也,築斯城也,與民守之,效死而民弗去,則是可爲也。」

맹자가 대답하였다. “이 계책은 제가 능히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어이 말하라고 하신다면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이 연못(해자)을 파고, 이 성을 쌓고, 백성들과 더불어 지켜서 목숨을 바치고 백성들이 떠나가지 않는다면 이것은 해볼 만합니다.”

無已見前篇。一,謂一說也。效,猶致也。
無已는 앞 편에 보인다. 一은 한 가지 방법을 말한다. 效는 致(바치다)와 같다.

國君死社稷,故致死以守國。至於民亦爲之死守而不去,則非有以深得其心者不能也。
국군은 사직을 위해 죽어야 하므로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키는 것이다. 백성들이 또한 국군을 위해서 죽음으로 지키고 떠나지 않음에 이르는 것은 그 마음을 깊이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불가능하다.

此章言有國者當守義而愛民,不可僥倖而苟免。
이 장은 국가를 소유한 사람은 마땅히 의를 지켜 백성을 사랑해야 하고 요행을 바라 구차하게 면하려고 해서는 안 됨을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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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맹자집주 2020. 7. 4. 13:41

12(19)-1. 鄒與魯鬨。穆公問曰:「吾有司死者三十三人,而民莫之死也。誅之,則不可勝誅;不誅,則疾視其長上之死而不救,如之何則可也?」

추나라와 노나라가 전쟁하였다. 목공이 물었다. “나의 유사 중 죽은 사람이 서른 세 명이지만 백성들 중에서 죽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들을 처벌하자면 이루 다 처벌할 수 없고, 처벌하지 않는다면 그 장상들의 죽음을 질시하여 구하지 않을 것이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鬨 : 싸울 홍

鬨,聲也。穆公,鄒君也。不可勝誅,言人衆不可盡誅也。長上,謂有司也。民怨其上,故疾視其死而不救也。
鬨은 싸우는 소리이다. 穆公은 추나라 군주이다. 不可勝誅는 사람이 많아 다 처벌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長上은 유사를 말한다. 백성이 그 윗사람을 원망하므로 그가 죽음을 질시하여 구하지 않는 것이다.

12(19)-2. 孟子對曰:「凶年饑歲,君之民老弱轉乎溝壑,壯者散而之四方者,幾千人矣;而君之倉廩實,府庫充,有司莫以告,是上慢而殘下也。曾子曰:『戒之戒之!出乎爾者,反乎爾者也。』夫民今而後得反之也。君無尤焉。

맹자가 대답하였다. “흉년과 기근이 든 해에 군주의 백성들 중 노약자들은 구학에 뒹굴고, 장성한 사람은 흩어져서 사방으로 간 사람이 수천 명입니다. 그러나 군주의 창름은 가득 차 있으며, 부고는 충만하였는데도 유사들 중 이것을 아뢴 사람이 없으니 이는 윗사람이 태만해서 아랫사람에게 잔혹하게 대한 것입니다. 증자께서 말하기를, ‘경계할지어다, 경계할지어다. 너에게서 나온 것이 너에게로 돌아간다.’라고 하셨습니다. 저 백성들이 지금에야 되갚을 수 있었던 것이니 군주께서는 허물하지 마십시오.

轉,飢餓輾轉而死也。充,滿也。上,謂君及有司也。尤,過也。
轉은 굶주려 전전하다가 죽는 것이다. 充은 가득 참이다. 上은 군주 및 유사들을 말한다. 尤는 허물이다.

12(19)-3. 君行仁政,斯民親其上、死其長矣。」

군주께서 인한 정사를 행하시면 이 백성들이 그 윗사람을 사랑해서 그 어른을 위해 죽을 것입니다.”

君不仁而求富,是以有司知重斂而不知恤民。故君行仁政,則有司皆愛其民,而民亦愛之矣。
군주가 인하지 않아 부유하기를 구하니, 이 때문에 유사들이 무겁게 거둘 줄만 알지 백성을 구휼할 줄을 알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임금이 인한 정사를 행한다면 유사들이 모두 그 백성들을 사랑하고 백성들 또한 그들을 사랑할 것이다.

范氏曰:「書曰:『民惟邦本,本固邦寧。』有倉廩府庫,所以爲民也。豐年則斂之,凶年則散之,恤其飢寒,救其疾苦。是以民親愛其上,有危難則赴救之,如子弟之衛父兄,手足之捍頭目也。穆公不能反己,猶欲歸罪於民,豈不誤哉?」
범씨가 말했다. “『서경』에 이르기를, ‘백성은 나라의 뿌리이니 뿌리가 견고해야 나라가 편안해진다.’라고 하였다. 창름과 부고가 있는 것은 백성을 위해서이다. 풍년이 들면 거두고 흉년이 들면 흩어서 그 굶주림과 추위를 구휼하고 그 병들고 고생하는 사람들을 구제한다. 이 때문에 백성들이 그 윗사람을 친애해서 위난이 있으면 나아가 구하기를 마치 자제들이 부형을 지키는 것 같이 하고 손과 발이 머리와 눈을 막는 것 같이 할 것이다. 목공이 자기에게 돌이키지 못하고 오히려 백성에게 죄를 돌리고자 하였으니 어찌 잘못된 것이 아니겠는가.”

捍 : 막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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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맹자집주 2020. 7. 1. 17:03

11(18)-1. 齊人伐燕,取之。諸侯將謀救燕。宣王曰:「諸侯多謀伐寡人者,何以待之?」孟子對曰:「臣聞七十里爲政於天下者,湯是也。未聞以千里畏人者也。

제나라 사람이 연나라를 정벌하여 취하였다. 제후들이 장차 모의하여 연나라를 구원하려고 하였다. 선왕이 말했다. “제후들 중 과인을 정벌하려고 도모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떻게 이들을 대해야 합니까?” 맹자가 대답하였다. “제가 듣기로 70리를 가지고 천하에 정사를 한 사람은 탕왕이 바로 이 사람입니다. 천 리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두려워한 사람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千里畏人,指齊王也。
천 리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제나라 왕을 가리킨 것이다.

11(18)-2. 書曰:『湯一征,自葛始。天下信之。東面而征,西夷怨;南面而征,北狄怨。曰,奚爲後我?民望之,若大旱之望雲霓也。歸市者不止,耕者不變。誅其君而弔其民,若時雨降,民大悅。』書曰:『徯我后,后來其蘇。』

『서경』에 이르기를, ‘탕왕이 첫 번째 정벌을 갈나라로부터 시작하셨다. 천하가 그것을 믿었다. 동쪽으로 향하여 정벌하면 서이가 원망하고, 남쪽으로 향하여 정벌하면 북적이 원망하여 말하기를, 「어찌 우리를 나중으로 하는가?」라 하였다. 백성들이 그것을 바라기를 마치 큰 가뭄에 구름과 무지개를 바라는 것 같이 하였다. 시장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그치지 않고, 밭가는 사람이 움직이지 않자, 그 군주를 주살하고 그 백성을 위문하기를 마치 때에 맞추어 비가 내리는 것 같이 하니, 백성이 크게 기뻐하였다.’라고 하였습니다. 『서경』에 이르기를, ‘우리 임금을 기다리니, 임금이 오시면 소생하리라.’라고 하였습니다.

兩引書,皆商書仲虺之誥文也。與今書文亦小異。一征,初征也。天下信之,信其志在救民,不爲暴也。奚爲後我,言湯何爲不先來征我之國也。霓,虹也,雲合則雨,虹見則止。變,動也。徯,待也。后,君也。蘇,復生也。
두 번 『서경』을 인용한 것은 모두 『상서』 「중훼지고」의 글이다. 지금 『서경』의 글과는 또한 조금 다르다. 一征은 첫 번째 정벌이다. 天下信之는 그 뜻이 백성을 구하는 데 있고 포학한 일을 하지 않을 것을 믿은 것이다. 奚爲後我는 탕이 어찌하여 먼저 와서 우리의 나라를 정벌하지 않느냐고 말한 것이다. 霓는 무지개이니, 구름이 모이면 비가 내리고 무지개가 보이면 그친다. 變은 움직임이다. 徯는 기다림이다. 后는 임금이다. 蘇는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他國之民,皆以湯爲我君,而待其來,使己得蘇息也。此言湯之所以七十里而爲政於天下也。
다른 나라의 백성이 모두 탕을 우리의 임금으로 여겨서 그가 와서 자기들로 하여금 소생할 수 있게 하기를 기다린 것이다. 이는 탕이 70리를 가지고 천하에 정사를 한 까닭을 말한 것이다.

11(18)-3. 今燕虐其民,王往而征之,民以爲將拯己於水火之中也,簞食壺漿,以迎王師。若殺其父兄,係累其子弟,毁其宗廟,遷其重器,如之何其可也?天下固畏齊之彊也,今又倍地而不行仁政,是動天下之兵也。

지금 연나라가 그 백성들을 학대하니, 왕께서 가서 정벌하시니, 백성들이 장차 자기들을 물과 불 가운데에서 건져 낼 것이라고 여겨 대바구니에 밥을 담고 항아리에 장을 담아서 왕의 군대를 맞이하였습니다. 만약 그 부형을 죽이고 그 자제들을 구속하며 그 종묘를 깨부수고 그 중요한 기물들을 옮겨 온다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천하가 진실로 제나라의 강함을 두려워하는데, 지금 또 땅을 배로 하고 인한 정사를 행하지 않는다면 이는 천하의 병사를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拯,救也。係累,縶縛也。重器,寶器也。畏,忌也。倍地,并燕而增一倍之地也。
拯은 구원함이다. 係累는 묶는 것이다. 重器는 귀중한 그릇이다. 畏는 꺼리는 것이다. 倍地는 연나라를 병합하여 한 배의 땅을 더하는 것이다.

齊之取燕,若能如湯之征葛,則燕人悅之,而齊可爲政於天下矣。今乃不行仁政而肆爲殘虐,則無以慰燕民之望,而服諸侯之心,是以不免乎以千里而畏人也。
제나라가 연나라를 취하기를 만약 탕이 갈나라를 정벌하는 것 같이 할 수 있었더라면 연나라 사람들이 기뻐하여 제나라가 천하에 정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인한 정사를 하지 않고 함부로 잔학한 일을 하였으니 그렇다면 연나라 백성들의 소망을 위안하고 제후들의 마음을 복종시킬 수 없으니 이 때문에 천 리를 가지고도 다른 사람을 두려워함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다.

11(18)-4. 王速出令,反其旄倪,止其重器,謀於燕衆,置君而後去之,則猶可及止也。」

왕께서 속히 명령을 내려서 그 노인과 어린이를 돌려보내고 그 중요한 기물을 옮겨 오는 것을 중지하고 연나라 민중들과 모의하여 군주를 세운 뒤에 떠난다면 오히려 미리 전쟁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反,還也。旄,老人也,倪,小兒也,謂所虜略之老小也。猶,尚也。及止,及其未發而止之也。
反은 돌려보내는 것이다. 旄는 노인이고 倪는 어린이이니, 노략질한 노인과 어린이를 이른다. 猶는 오히려이다. 及止는 전쟁이 아직 시작하지 않은 때에 그것(전쟁)을 중지하는 것이다.

范氏曰「孟子事齊梁之君,論道德則必稱堯舜,論征伐則必稱湯武。蓋治民不法堯舜,則是爲暴;行師不法湯武,則是爲亂。豈可謂吾君不能,而舍所學以徇之哉?」
범씨가 말했다. “맹자가 제나라와 양나라의 군주를 섬길 때에 도덕을 논하면 반드시 요와 순을 칭하고, 정벌을 논하면 반드시 탕과 무왕을 칭했다. 대개 백성을 다스림에 요와 순을 본받지 않으면 이것은 포악함이 되고, 군사를 출동시킴에 탕과 무왕을 본받지 않는다면 이것은 난이 된다. 어찌 우리 군주가 불가능하다고 여겨 배운 바를 버리고 그것(군주의 욕망)을 따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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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맹자집주 2020. 6. 30. 15:10

10(17)-1. 齊人伐燕,勝之。

제나라 사람이 연나라를 정벌하여 승리하였다. 

按史記燕王噲讓國於其相子之而國大亂齊因伐之燕士卒不戰城門不閉遂大勝燕
『사기』를 살펴보면, 연나라 왕 쾌가 나라를 그 재상 자지에게 양보하니, 나라가 크게 혼란하였다. 제나라가 따라서 연나라를 정벌하였다. 연나라 사졸들은 싸우지 않았고 성문을 닫지도 않았으니, 마침내 연나라를 크게 이겼다.

10(17)-2. 宣王問曰:「或謂寡人勿取,或謂寡人取之。以萬乘之國伐萬乘之國,五旬而舉之,人力不至於此。不取,必有天殃。取之,何如?」

선왕이 물었다. "누구는 과인더러 취하지 말라고 하고, 누구는 과인더러 그것을 취하라고 합니다. 만승의 나라를 가지고 만승의 나라를 정벌하여, 50일 만에 함락하였으니 사람의 힘으로는 여기에 이를 수 없습니다. 취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하늘의 재앙이 있을 것입니다. 취한다면 어떻겠습니까?" 

以伐燕爲宣王事與史記諸書不同已見序說
연나라를 정벌한 것을 선왕의 일이라고 한 것은 『사기』 등 여러 책과 같지 않으니, 이미 「서설」에 보인다.

10(17)-3. 孟子對曰:「取之而燕民悅,則取之。古之人有行之者,武王是也。取之而燕民不悅,則勿取。古之人有行之者,文王是也。

맹자가 대답하였다. "취해서 연나라 백성들이 기뻐한다면 취하십시오. 옛날 사람들 중에 그것을 행한 사람이 있으니, 무왕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취해서 연나라 백성들이 기뻐하지 않는다면 취하지 마십시오. 옛날 사람들 중에 그것을 행한 사람이 있으니, 문왕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商紂之世,文王三分天下有其二,以服事殷。至武王十三年,乃伐紂而有天下。
상나라 주왕의 치세에 문왕이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그 둘을 소유하였는데도 은나라를 섬겼다. 무왕 13년에 이르러서야 주왕을 정벌하여 천하를 소유하였다.

張子曰:「此事間不容髮。一日之間。天命未絕,則是君臣。當日命絕,則爲獨夫。然命之絕否,何以知之?人情而已。諸侯不期而會者八百,武王安得而止之哉?」
장자가 말했다. "이 일은 사이에 머리털 하나라도 용납할 수 없다. 하루 사이라도 천명이 끊어지지 않았으면 군신이고, 당일에 명이 끊어졌으면 독부가 된다. 그러나 명이 끊어졌는지 아닌지는 무엇으로 아는가? 사람의 마음 뿐이다. 제후들 중 기약하지 않았는데도 모인 사람이 800명이었으니 무왕이 어찌 중지할 수 있었겠는가?"

10(17)-4. 以萬乘之國伐萬乘之國,簞食壺漿,以迎王師。豈有他哉?避水火也。如水益深,如火益熱,亦運而已矣。」

만승의 나라로써 만승의 나라를 정벌하였는데, 대바구니에 밥을 담고 항아리에 장을 담아서 왕의 군대를 맞이하였습니다. 어찌 다른 이유가 있겠습니까? 물과 불을 피한 것입니다. 만약 물이 더욱 깊어지고 불이 더욱 뜨거워진다면, 또한 옮겨 갈 뿐입니다."

食,飯也。運,轉也。
食은 밥이다. 運은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言齊若更爲暴虐,則民將轉而望救於他人矣。
제나라가 만약 다시 폭력과 학대를 한다면 백성이 장차 방향을 바꾸어 다른 사람에게 구원을 바랄 것임을 말한 것이다.

趙氏曰:「征伐之道,當順民心。民心悅,則天意得矣。」
조씨가 말했다. "정벌하는 방법은 마땅히 민심에 따라야 한다. 민심이 기뻐하면 하늘의 뜻에 맞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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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맹자집주 2020. 3. 23. 13:24

9(16)-1. 孟子見齊宣王曰:「爲巨室,則必使工師求大木。工師得大木。則王喜,以爲能勝其任也。匠人斲而小之,則王怒,以爲不勝其任矣。夫人幼而學之,壯而欲行之。王曰『姑舍女所學而從我』,則何如?

맹자가 제 선왕을 만나뵙고 말했다. "큰 궁궐을 만드는 대에는 반드시 공사를 시켜 큰 나무를 구하게 합니다. 공사가 큰 나무를 얻으면 왕께서 기뻐하시고 능히 그 임무를 감당할 수 있다고 여기실 것입니다. 장인이 깎아서 작게 만든다면 왕께서 노하시고 그 임무를 감당할 수 없다고 여기실 것입니다. 무릇 사람이 어려서 배움은 장성하여 행하고자 함입니다. 왕께서 '우선 네가 배운 것을 버리고 나를 따라라'라고 말씀하신다면 어떻겠습니까?

斲 : 깎을 착 姑 : 우선 고

巨室,大宮也。工師,匠人之長。匠人,衆工人也。姑,且也。
'巨室'은 큰 궁궐이다. '工師'는 장인의 우두머리이다. '匠人'은 여러 공인이다. '姑'는 우선이다.

言賢人所學者大,而王欲小之也。
현인이 배운 바가 큰데도 왕이 작게 하고자 함을 말한 것이다.

9(16)-2. 今有璞玉於此,雖萬鎰,必使玉人彫琢之。至於治國家,則曰『姑舍女所學而從我』,則何以異於教玉人彫琢玉哉?」

지금 여기에 박옥이 있는데 비록 만 일이더라도 반드시 옥인을 시켜 쪼아낼 것입니다. 국가를 다스리는 데 이르러 '우선 네가 배운 것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고 말한다면, 옥인에게 옥을 쪼아내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璞,玉之在石中者。鎰,二十兩也。玉人,玉工也。
'璞'은 옥이 돌 안에 있는 것이다. '鎰'은 20냥이다. '玉人'은 옥공이다.

不敢自治而付之能者,愛之甚也。治國家則殉私欲而不任賢,是愛國家不如愛玉也。
감히 스스로 다스리지 않고 유능한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사랑함이 심한 것이다. 국가를 다스림에 사욕을 따르고 현자에게 맡기지 않으니 이는 국가를 사랑함이 옥을 사랑함만 못한 것이다.

范氏曰:「古之賢者,常患人君不能行其所學;而世之庸君,亦常患賢者不能從其所好。是以君臣相遇,自古以爲難。孔孟終身而不遇,蓋以此耳。」
범씨가 말했다. "옛날의 현자는 항상 인군이 그 배운 것을 능히 행하지 못할까 걱정했지만 세상의 용렬한 군주는 항상 현자가 그 좋아하는 것을 능히 따르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 때문에 임금과 신하가 서로 만나는 것이 예로부터 어렵게 여겨진 것이다. 공자와 맹자가 종신토록 만나지 못했으니 아마도 이 때문일 뿐이다."

※鎰은 여러 자료를 봤을 때 24냥으로 보인다. 주희가 집주하면서 실수한 듯하다.

posted by 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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