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맹자집주 2020. 7. 5. 18:22

16(23)-1. 魯平公將出。嬖人臧倉者請曰:「他日君出,則必命有司所之。今乘輿已駕矣,有司未知所之。敢請。」公曰:「將見孟子。」曰:「何哉?君所爲輕身以先於匹夫者,以爲賢乎?禮義由賢者出。而孟子之後喪踰前喪。君無見焉!」公曰:「諾。」

노 평공이 장차 외출하려고 하였다. 총애 받는 사람인 장창이라는 사람이 청했다. “다른 날에는 임금께서 외출하시게 되면 반드시 유사에게 가는 곳을 명령하셨습니다. 지금 승여에 이미 말을 매었으나 유사가 아직 가는 곳을 알지 못합니다. 감히 청합니다.” 공이 말했다. “장차 맹자를 보려고 한다.” “어째서입니까? 임금께서 몸을 가볍게 하고서 필부에게 먼저 가는 것은 어질다고 여겨서입니까? 예의는 현자에게서 나옵니다. 그런데 맹자의 뒤 초상은 앞 초상보다 더하였습니다. 임금께서는 만나지 마십시오.” 공이 말했다. “그래야겠다.”

乘輿,君車也。駕,駕馬也。孟子前喪父,後喪母。踰,過也,言其厚母薄父也。諾,應辭也。
乘輿는 군주의 수레이다. 駕는 말에 멍에를 매는 것이다. 맹자는 먼저 아버지를 잃고 뒤에 어머니를 잃었다. 踰는 지나침이니, 어머니에게 후하게 하고 아버지에게 박하게 함을 말함이다. 諾은 응낙하는 말이다.

16(23)-2. 樂正子入見,曰:「君奚爲不見孟軻也?」曰:「或告寡人曰,『孟子之後喪踰前喪』,是以不往見也。」曰:「何哉君所謂踰者?前以士,後以大夫;前以三鼎,而後以五鼎與?」曰:「否。謂棺槨衣衾之美也。」曰:「非所謂踰也,貧富不同也。」

악정자가 들어와 알현하고 말했다. “임금께서는 무슨 이유로 맹가를 보지 아니하셨습니까?” “누군가가 과인에게 맹자의 뒤 초상이 앞 초상보다 더하였다고 말하기에, 이 때문에 보러 가지 않았다.” “임금께서 이른바 더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앞에는 사의 예로 하고, 뒤에는 대부의 예로 해서입니까? 앞에는 정 세 개를 쓰고 뒤에는 정 다섯 개를 써서입니까?” “아니다. 관곽과 의금의 아름다움을 말한 것이다.” “이른바 더했다는 것이 아니라 빈부의 정도가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樂正子,孟子弟子也,仕於魯。三鼎,士祭禮。五鼎,大夫祭禮。
악정자는 맹자의 제자이니, 노나라에서 벼슬하였다. 三鼎은 사가 제사하는 예이다. 五鼎은 대부가 제사하는 예이다.

16(23)-3. 樂正子見孟子,曰:「克告於君,君爲來見也。嬖人有臧倉者沮君,君是以不果來也。」曰:「行或使之,止或尼之。行止,非人所能也。吾之不遇魯侯,天也。臧氏之子焉能使予不遇哉?」

악정자가 맹자를 알현하고 말했다. “제가 임금께 고하니 임금께서 와서 보려고 하셨습니다. 총애 받는 사람 중에 장창이라는 사람이 임금을 저지하였으니, 임금께서 이 때문에 결국 오지 않으신 것입니다.” “가는 것은 누가 시켜서이며 멈추는 것은 누가 막아서이다. 가고 멈추는 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내가 노후를 만나지 못한 것은 천명이다. 장씨의 아들이 어찌 나로 하여금 만나지 못하게 할 수 있었겠는가.”

尼 : 막을 닐

克,樂正子名。沮尼,皆止之之意也。
克은 악정자의 이름이다. 沮와 尼은 모두 멈춘다는 뜻이다.

言人之行,必有人使之者。其止,必有人尼之者。然其所以行所以止,則固有天命,而非此人所能使,亦非此人所能尼也。然則我之不遇,豈臧倉之所能爲哉?
‘사람이 가는 것에는 반드시 시키는 사람이 있으며 그가 멈춤에는 반드시 막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가 가게 되는 이유와 멈추게 되는 이유는 진실로 천명에 있는 것이니 이 사람이 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이 사람이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만나지 못한 것이 어찌 장창이 할 수 있는 것이었겠는가?’라고 말한 것이다.

此章言聖賢之出處,關時運之盛衰。乃天命之所爲,非人力之可及。
이 장은 성현이 나아가고 머무르는 것이 시운의 성쇠와 관련되니 곧 천명이 하는 것이고 사람의 힘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말한 것이다.
posted by 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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