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맹자집주 2020. 2. 14. 16:00

7-14. 抑王興甲兵하며 危士臣하여 構怨於諸侯然後에 快於心與잇가
"왕께서는 갑병을 일으키시어 군사와 신하를 위태롭게 하고 제후들에게 원한을 맺은 후에야 마음이 흔쾌하시겠습니까?"

抑은 發語辭라 士는 戰士也라 構는 結也라
'抑'은 발어사이다. '士'는 전사이다. '構'는 맺음이다.

孟子以王愛民之心이 所以輕且短者는 必其以是三者爲快也라 然이나 三事는 實非人心之所快니 有甚於殺觳觫之牛者라 故로 指以問王하여 欲其以此而度之也하시니라
맹자는 왕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볍고 또 짧은 이유가 반드시 이 세 가지를 흔쾌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 가지는 실질적으로 사람의 마음에 흔쾌하게 여길 바가 아니니 두려움에 떠는 소를 죽이는 것보다 심함이 있다. 그러므로 왕에게 지적하여 물어서 이것으로써 헤아리게 하고자 한 것이다.

7-15. 王曰 否라 吾何快於是리오 將以求吾所大欲也로이다
왕이 말했다. "아닙니다. 내가 어찌 이것을 흔쾌히 여기겠습니까? 장차 내가 크게 하고자 하는 바를 구하려고 해서입니다."

不快於此者는 心之正也요 而必爲此者는 欲誘之也니 欲之所誘者 獨在於是라 是以로 其心이 尙明於他而獨暗於此하니 此其愛民之心이 所以輕短而功不至於百姓也니라
이것을 흔쾌히 여기지 않음은 마음의 올바름이고 반드시 이것을 하려고 함은 욕심이 꾀어내는 것이다. 욕심이 꾀어내는 것이 유독 여기에 있었기 때문에 그 마음이 오히려 다른 것에 밝고 유독 여기에 어두우니, 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볍고 짧으며 공이 백성들에게 이르지 못하는 이유이다.

7-16. 曰 王之所大欲을 可得聞與잇가 王笑而不言하신대 曰 爲肥甘不足於口與며 輕煖不足於體與잇가 抑爲采色不足視於目與며 聲音不足聽於耳與며 便嬖不足使令於前與잇가 王之諸臣이 皆足以供之하나니 而王豈爲是哉시리잇고 曰 否라 吾不爲是也로이다 曰 然則王之所大欲可知已니 欲辟土地하며 朝秦楚하여 莅中國而撫四夷也로소이다 以若所爲로 求若所欲이면 猶緣木而求魚也니이다
"왕께서 크게 하고자 하시는 바를 얻어 들을 수 있겠습니까?"
왕이 웃기만 하고 말하지 않았다.
"살지고 단 음식이 입에 부족하고, 가볍고 따뜻한 옷이 몸에 부족해서입니까? 아니면 채색이 눈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소리가 귀로 듣기에 부족하고, 친숙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앞에서 사령함에 부족해서입니까? 왕의 여러 신하들이 모두 이것을 충분히 공급하니 왕꼐서 어찌 이것 때문이시겠습니까?"
"아닙니다. 나는 이것 때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왕께서 크게 하고자 하시는 바를 알 수 있겠습니다. 토지를 개척하며 진(秦)나라와 초(楚)나라를 입조하게 하며 중원에 임하여 사방 오랑캐를 어루만지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소행으로 이와 같은 소욕을 구한다면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嬖 : 사랑할 폐 莅 : 임할 리

便嬖는 近習嬖幸之人也라 已는 語助辭라 辟은 開廣也라 朝는 致其來朝也라 秦楚는 皆大國이라 莅는 臨也라 若은 如此也라 所爲는 指興兵結怨之事라 緣木求魚는 言必不可得이라
'便嬖'는 가까이 두어서 익숙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已'는 발어사이다. '辟'은 열어서 넓힘이다. '朝'는 그들이 와서 조회하게 함이다. 진(秦)나라와 초(楚)나라는 모두 큰 나라이다. '莅'는 임함이다. '若'은 이와 같음이다. '爲'는 병사를 일으켜서 원한을 맺는 일을 가리킨다. '魚'는 반드시 얻을 수 없음을 말함이다.
幸 : 임금의 사랑을 받다.

7-17. 王曰 若是其甚與잇가 曰 殆有甚焉하니 緣木求魚는 雖不得魚나 無後災어니와 以若所爲로 求若所欲이면 盡心力而爲之라도 後必有災하리이다 曰 可得聞與잇가 曰 鄒人與楚人戰則王以爲孰勝이니잇고 曰 楚人勝하리이다 曰 然則小固不可以敵大며 寡固不可以敵衆이며 弱固不可以敵强이니 海內之地方千里者九에 齊集有其一하니 以一服八이 何以異於鄒敵楚哉리잇고 亦反其本矣니이다
왕이 말했다. "이와 같이 심합니까?"
"이보다도 심함이 있으니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은 비록 물고기를 얻지 못하여도 뒤에 재앙이 없지만, 이와 같은 소행으로 이와 같은 소욕을 구한다면 마음과 힘을 다해 하더라도 뒤에 반드시 재앙이 있습니다."
"얻어 들을 수 있겠습니까?"
"추(鄒)나라가 초(楚)나라와 전쟁한다면 왕께서는 누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초(楚)나라가 이길 것입니다."
"그런즉 작은 것은 진실로 큰 것을 대적할 수 없으며, 적은 것은 진실로 많은 것을 대적할 수 없으며, 약한 것은 진실로 강한 것을 대적할 수 없습니다. 해내에 땅이 사방 천 리인 것이 아홉인데, 제(齊)나라가 <땅을> 모으면 그 하나를 가지고 있으니, 하나로써 여덟을 복종시키는 것이 추(鄒)나라가 초(楚)나라를 대적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역시 그 근본을 돌이켜 보아야 합니다.

殆蓋는 皆發語辭라 鄒는 小國이요 이라 이니 文하니라
'殆'와 '蓋'는 모두 발어사이다. '鄒'는 작은 나라이고, '楚'는 대국이다. '一'은 제나라 땅을 모아 합하면 사방 천 리이니 천하의 9분의 1을 소유함을 말함이다. '八'은 반드시 이길 수 없음이니 이른바 뒤에 있는 재앙이다. '本'은 해설이 아래 문장에 보인다.

7-18. 今王發政施仁하사 使天下仕者皆欲立於王之朝하며 耕者皆欲耕於王之野하며 商賈皆欲藏於王之市하며 行旅皆欲出於王之途하시면 天下之欲疾其君者 皆欲赴愬於王하리니 其如是면 孰能禦之리잇고
지금 왕께서 정사를 펴서 어진 정치를 시행하여 천하에 벼슬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왕의 조정에 서고 싶게 하고, 밭 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왕의 들에서 밭을 갈고 싶게 하고, 장사치들로 하여금 모두 왕의 시장에 물건을 저장하고 싶게 하고, 행려객들로 하여금 모두 왕의 길로 나아가고 싶게 한다면 천하에 그 군주를 미워하는 사람이 장차 모두 왕께 나아와 하소연하고자 할 것입니다. 이와 같다면 누가 능히 막을 수 있겠습니까?"

行貨曰 商이요 居貨曰 賈라
다니면서 파는 것을 '商'이라고 하고, 한 곳에 거하면서 파는 것을 '賈'라고 한다.

發政施仁은 所以王天下之本也라 近者悅하고 遠者來하면 則大小彊弱은 非所論矣라 蓋力求所欲이면 則所欲者를 反不可得이요 能反其本이면 則所欲者不求而至니 與首章意同하니라
정사를 펴고 어진 정치를 시행하는 것은 천하에 왕 노릇하는 근본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기뻐하고 멀리 있는 사람이 오면 대소와 강약은 논할 바가 아니다. 대개 소욕을 힘써 구하면 소욕을 도리어 얻지 못할 것이고, 그 근본을 돌이켜 볼 수 있다면 소욕이 구하지 않아도 이르니 첫 장과 뜻이 같다.

posted by 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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