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1. 齊宣王問曰:「交鄰國有道乎?」孟子對曰:「有。惟仁者爲能以大事小,是故湯事葛,文王事昆夷;惟智者爲能以小事大,故大王事獯鬻,句踐事吳。
제 선왕이 물었다. "이웃 나라와 사귐에 방법이 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있습니다. 오직 인한 사람만이 능히 대국으로써 소국을 섬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탕왕이 갈(葛)을 섬기고, 문왕이 곤이(昆夷)를 섬긴 것입니다. 오직 지혜로운 사람만이 능히 소국으로써 대국을 섬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태왕이 훈육(獯鬻)을 섬기고, 구천이 오(吳)나라를 섬긴 것입니다.
獯: 오랑캐 이름 훈 鬻 : 팔 육
仁人之心,寬洪惻怛,而無較計大小強弱之私。故小國雖或不恭,而吾所以字之之心自不能已。智者明義理,識時勢。故大國雖見侵陵,而吾所以事之之禮尤不敢廢。
인한 사람의 마음은 너그럽고 크며 불쌍히 여기며 슬퍼해서 대소와 강약을 비교하고 따지는 사사로움이 없다. 그러므로 소국이 비록 혹 불경하더라도, 내가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스스로 그만둘 수 없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의리를 밝혀서 때의 형세를 안다. 그러므로 대국이 비록 침입하고 능멸하더라도 내가 그들을 섬기는 예를 더욱 감히 폐할 수 없는 것이다.
怛 : 슬플 달
湯事見後篇。文王事見詩大雅。大王事見後章。所謂狄人,卽獯鬻也。句踐,越王名。事見國語、史記。
탕왕의 일은 뒷 장에 보인다. 문왕의 일은 《시경·대아》에 보인다. 태왕의 일은 뒷 장에 보인다. 이른바 적인(狄人)은 곧 훈육(獯鬻)이다. 구천은 월(越)나라의 왕 이름이다. 일이 《국어》, 《사기》에 보인다.
3(10)-2. 以大事小者,樂天者也;以小事大者,畏天者也。樂天者保天下,畏天者保其國。
대국으로써 소국을 섬기는 것은 천리를 즐기는 것이며, 소국으로써 대국을 섬기는 것은 천리를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천리를 즐거워하는 사람이 천하를 보전하며, 천리를 두려워하는 사람만이 그 나라를 보전합니다.
天者,理而已矣。大之字小,小之事大,皆理之當然也。自然合理,故曰樂天。不敢違理,故曰畏天。
'天'은 이치일 뿐이다. 대국이 소국을 사랑하고 소국이 대국을 섬기는 것은 모두 이치의 당연함이다. 자연스럽게 이치에 합하므로 '樂天'이라고 하고, 감히 이치를 어기지 않으므로 '畏天'이라고 한다.
包含遍覆,無不周遍,保天下之氣象也。制節謹度,不敢縱逸,保一國之規模也。
포함하고 두루 덮어주어 두루 미치지 않음이 없는 것은 천하를 보전하는 기상이다. 예절을 제정하고 법도를 삼가서 감히 방종하고 안일하지 않음은 한 나라를 보전하는 규모이다.
3(10)-3. 詩云:『畏天之威,于時保之。』」
《시경》에 이르기를,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이에 보전한다.'라고 하였습니다.
詩周頌我將之篇。時,是也。
시는 《주송》 〈아장〉편이다. '時'는 '是'이다.
3(10)-4. 王曰:「大哉言矣!寡人有疾,寡人好勇。」
왕이 말했다. "훌륭합니다, 선생님의 말씀이여! 과인에게는 병폐가 있으니, 과인은 용을 좋아합니다."
言以好勇,故不能事大而恤小也。
용을 좋아하기 때문에 대국을 섬기고 소국을 구휼하지 못함을 말한 것이다.
3(10)-5. 對曰:「王請無好小勇。夫撫劍疾視曰,『彼惡敢當我哉』!此匹夫之勇,敵一人者也。王請大之!
대답하였다. "청컨대 왕께서는 작은 용을 좋아하지 마십시오. 칼을 어루만지며 쏘아보면서 '네가 어찌 감히 나를 감당하겠는가!'라고 말한다면, 이는 필부의 용이니, 한 사람을 대적할 수 있습니다. 청컨대 왕께서는 용을 크게 하십시오.
疾視,怒目而視也。小勇,血氣所爲。大勇,義理所發。
'疾視'는 성난 눈으로 보는 것이다. '小勇'은 혈기가 하는 것이고, '大勇'은 의리가 발한 것이다.
3(10)-6. 詩云:『王赫斯怒,爰整其旅,以遏徂莒,以篤周祜,以對于天下。』此文王之勇也。文王一怒而安天下之民。
《시경》에 이르기를, '왕께서 혁혁히 분노하사 이에 그 군대를 정돈하여 침략자를 막으사 주나라의 복을 두텁게 하여 천하에 보답하셨다.'라고 하니 이것은 문왕의 용입니다. 문왕께서 한 번 노하여 천하의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셨습니다.
遏 : 막을 알 徂 : 갈 조 莒 : 무리 려 祜 : 복 호
詩大雅皇矣篇。赫,赫然怒貌。爰,於也。旅,衆也。遏,詩作「按」,止也。徂,往也。莒,詩作旅。徂旅,謂密人侵阮徂共之衆也。篤,厚也。祜,福也。對,答也,以答天下仰望之心也。
시는 《대아》 〈황의〉 편이다. '赫'은 붉혀 노한 모양이다. '爰'은 '於'이다. '旅'는 무리이다. '遏'은 《시경》에 '按'으로 되어 있으니, 저지함이다. '徂'는 감이다. '莒'는 《시경》에 '旅'으로 되어 있다. '徂旅'는 밀(密)나라가 완(阮)나라를 침입하여 공(共) 땅으로 가는 무리를 말한다. '篤'은 두터움이다. '祜'는 복이다. '對'는 보답함이니 천하의 앙망하는 마음에 보답하는 것이다.
此文王之大勇也。
이는 문왕의 큰 용이다.
3(10)-7. 書曰:『天降下民,作之君,作之師。惟曰其助上帝,寵之四方。有罪無罪,惟我在,天下曷敢有越厥志?』一人衡行於天下,武王恥之。此武王之勇也。而武王亦一怒而安天下之民。
《서경》에 이르기를, '하늘이 백성을 내리사 군주를 만들고 스승을 만든 것은 그가 상제를 돕기 때문이니, 그를 사방에 총애하였다. 죄가 있든 죄가 없든 오직 내가 있다. 천하가 어찌 감히 그 뜻을 넘는 사람이 있겠는가?'라 하니, 한 사람이 천하에 횡행하자 무왕께서 이를 부끄러워하였으니, 이는 무왕의 용입니다. 무왕께서도 역시 한 번 노하여 천하의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셨습니다.
書周書大誓之篇也。然所引與今書文小異,今且依此解之。寵之四方,寵異之於四方也。
서는 《주서》 〈대서〉 편이다. 그러나 인용한 것은 지금 《서경》의 문장과는 약간 다르니, 지금은 여기에 의거하여 해석하겠다. '寵之四方'은 그를 사방에 총애하고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다.
有罪者我得而誅之,無罪者我得而安之。我旣在此,則天下何敢有過越其心志而作亂者乎?
죄가 있는 사람을 내가 주살할 수 있고, 죄가 없는 사람을 내가 편안하게 할 수 있다. 나에게 이것이 이미 있는데 천하에 어찌 감히 그 마음과 뜻을 지나치게 초과하여 난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겠는가.
衡行,謂作亂也。
'衡行'은 난을 일으킴을 말한다.
孟子釋書意如此,而言武王亦大勇也。
맹자가 《서경》의 뜻을 이와 같이 해석하고 무왕 또한 큰 용이라고 말한 것이다.
3(10)-8. 今王亦一怒而安天下之民,民惟恐王之不好勇也。」
지금 왕께서도 역시 한 번 노하시어 천하의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신다면, 백성들이 왕께서 용을 좋아하지 않을까 걱정할 것입니다."
王若能如文武之爲,則天下之民望其一怒以除暴亂,而拯己於水火之中,惟恐王之不好勇耳。
왕이 만약 문왕과 무왕의 한 바와 같이 할 수 있다면 천하의 백성들이 그 한 번 노하여 포악함과 난을 제거하여 자기들을 물불 중에서 건져낼 것을 바라, 오직 왕이 용을 좋아하지 않을까 걱정할 뿐이다.
拯 : 건질 증
此章言人君能懲小忿,則能恤小事大,以交鄰國;能養大勇,則能除暴救民,以安天下。
이 장은 인군이 능히 작은 분을 징계하면 능히 소국을 구휼하고 대국을 섬겨서 이웃 나라와 사귈 수 있고, 능히 큰 용을 기를 수 있다면 능히 포악함을 제거하여 백성을 구원해서 천하를 편안하게 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張敬夫曰:「小勇者,血氣之怒也。大勇者,理義之怒也。血氣之怒不可有,理義之怒不可無。知此,則可以見性情之正,而識天理人欲之分矣。」
장경부가 말했다. "작은 용은 혈기의 노여움이고, 큰 용은 의리의 노여움이다. 혈기의 노여움은 있을 수 없고, 의리의 노여움은 없을 수 없다. 이를 안다면 성정의 올바름을 보고, 천리와 인욕의 분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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