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논어집주 2020. 7. 5. 16:24

22(62)-1. 子曰:「管仲之器小哉!」

공자가 말했다. “관중의 그릇이 작구나!”

管仲,齊大夫,名夷吾,相桓公霸諸侯。器小,言其不知聖賢大學之道,故局量褊淺、規模卑狹,不能正身修德以致主於王道。
관중은 제나라 대부로 이름은 夷吾이니, 환공을 도와 제후들의 패자가 되게 하였다. 器小는 그가 성현의 대학의 도를 알지 못했으므로 국량이 좁고 얕으며 규모가 낮고 협소하여 몸을 바르게 하고 덕을 닦아서 군주를 왕도에 이르게 할 수 없었다고 말한 것이다.
局量 : 남의 잘못을 이해하고 감싸주며 일을 능히 처리하는 일.

22(62)-2. 或曰:「管仲儉乎?」曰:「管氏有三歸,官事不攝,焉得儉?」

혹자가 말했다. “관중은 검소했습니까?” “관씨는 삼귀라는 누대를 가지고 있었고 관속의 일을 겸직시키지 않았으니, 어찌 검소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或人蓋疑器小之爲儉。三歸,臺名,事見說苑。攝,兼也。家臣不能具官,一人常兼數事,管仲不然,皆言其侈。
혹자는 아마도 그릇이 작다는 것이 검소한 것이 되는지 의심했던 것 같다. 三歸는 누대의 이름이니 일이 『설원』에 보인다. 攝은 겸함이다. 가신은 관속을 다 갖출 수 없어 한 사람이 항상 여러 일을 겸하는데 관중은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 모두 그 사치스러움을 말한 것이다.

22(62)-3. 「然則管仲知禮乎?」曰:「邦君樹塞門,管氏亦樹塞門;邦君爲兩君之好,有反坫,管氏亦有反坫。管氏而知禮,孰不知禮?」

“그렇다면 관중은 예를 알았습니까?” “나라의 임금이라야 병풍으로 문을 가리는데, 관씨는 또한 병풍으로 문을 가렸다. 나라의 임금이라야 두 임금의 우호를 위하여 잔대를 두는데, 관씨는 또한 잔대를 두었다. 관중이 예를 안다면, 누가 예를 알지 못하겠는가?”

坫 : 잔대 점

或人又疑不儉爲知禮。屏謂之樹。塞,猶蔽也。設屏於門,以蔽內外也。好,謂好會。坫,在兩楹之間,獻酬飲畢,則反爵於其上。此皆諸侯之禮,而管仲僭之,不知禮也。
혹자가 또 검소하지 않은 것이 예를 아는 것이 되는지 의심한 것이다. 병풍을 樹라고 말한다. 塞는 蔽(가림)과 같다. 병풍을 문에 설치하여 안과 밖을 가리는 것이다. 好는 우호적인 회맹을 말한다. 坫은 두 기둥의 사이에 있어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여 마시는 일이 끝나면 그 위에 잔을 되돌려놓는 곳이다. 이는 모두 제후의 예인데, 관중이 참람하게 썼으니, 예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楹 : 기둥 영

愚謂孔子譏管仲之器小,其旨深矣。或人不知而疑其儉,故斥其奢以明其非儉。或又疑其知禮,故又斥其僭,以明其不知禮。蓋雖不復明言小器之所以然,而其所以小者,於此亦可見矣。故程子曰「奢而犯禮,其器之小可知。蓋器大,則自知禮而無此失矣。」此言當深味也。
내가 생각하기에, 공자가 관중의 그릇이 작다고 비판한 것은 그 뜻이 깊다. 혹자가 알지 못하고 그 검소함을 의심하였으므로 그 사치스러움을 지적하여 그것이 검소함이 아님을 밝혔다. 혹자가 또한 그가 예를 알았는지 의심하였으므로 또 그 참람함을 지적하여 그가 예를 알지 못했음을 밝혔다. 대개 비록 작은 그릇의 이유를 다시 분명하게 말하지는 않았을지라도 그 작은 까닭을 여기에서 또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정자가 ‘사치스러우면서 예를 범하니, 그 그릇이 작음을 알 수 있다. 대개 그릇이 컸더라면 스스로 예를 알아서 이러한 잘못이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으니, 이 말을 마땅히 깊이 음미해야 한다.

蘇氏曰:「自修身正家以及於國,則其本深,其及者遠,是謂大器。揚雄所謂『大器猶規矩準繩,先自治而後治人』者,是也。管仲三歸反坫,桓公內嬖六人,而霸天下,其本固已淺矣。管仲死,桓公薨,天下不復宗齊。」
소씨가 말했다. “몸을 닦고 집안을 바르게 하는 것으로부터 나라에 미친다면 그 근본이 깊고 그 미침이 원대할 것이니, 이를 큰 그릇이라고 말한다. 양웅이 이른바 ‘큰 그릇은 규구준승과 같아 먼저 스스로 다스린 뒤에 남을 다스린다.’라고 한 것이 이것이다. 관중은 삼귀를 소유하고 잔대를 두었고, 환공은 안으로 여섯 명을 사랑하면서 천하를 제패하였으니, 그 근본이 진실로 이미 얕았다. 관중이 죽고 환공이 훙하니 천하가 다시는 제나라를 종주로 삼지 않았다.”

楊氏曰:「夫子大管仲之功而小其器。蓋非王佐之才,雖能合諸侯、正天下,其器不足稱也。道學不明,而王霸之略混爲一途。故聞管仲之器小,則疑其爲儉,以不儉告之,則又疑其知禮。蓋世方以詭遇爲功,而不知爲之範,則不悟其小宜矣。」
양씨가 말했다. “부자가 관중의 공을 크게 여겼으나 그릇은 작다고 하였다. 대개 왕을 보좌할 만한 재주가 아니면 비록 제후를 규합하고 천하를 바르게 할 수 있었을지라도 그 그릇은 칭찬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도학이 밝지 못하여 왕도와 패도의 경계를 뒤섞어 한 길로 만들었다. 그러므로 관중의 그릇이 작다는 말을 들었으면 그것이 검소함이 되는지 의심하고, 검소하지 않았다고 알려주면 또 그가 예를 알았는지 의심하였다. 대개 세상이 바야흐로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부귀를 얻어 누리는 것을 공으로 여겨 그것을 궤범대로 할 줄을 알지 못하였으니 곧 그 작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 마땅하다.”
詭遇 :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부귀를 얻어 누림.

 

posted by 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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