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논어집주 2020. 6. 30. 14:15

8(48)-1. 子夏問曰:「『巧笑倩兮美目盼兮素以爲絢兮。』何謂也?」

자하가 물었다. "'싱그러운 웃음에 보조개가 아름답고, 아름다운 눈에 눈동자가 초롱초롱하니, 흰색으로써 채색을 하였구나.'는 무엇을 말한 것입니까?"

此逸詩也。倩,好口輔也。盼,目黑白分也。素,粉地,畫之質也。絢,采色,畫之飾也。
이것은 일시(逸詩)이다. 倩은 보조개가 아름다운 모양이다. 盼은 눈에 흑백이 분명한 모양이다. 素는 분칠을 하는 자리이니 그림의 본질이다. 絢은 채색이니 그림의 꾸밈이다.

言人有此倩盼之美質,而又加以華采之飾,如有素地而加采色也。子夏疑其反謂以素爲飾,故問之。
사람이 이 아름다운 보조개와 초롱초롱한 눈동자의 아름다운 바탕을 가지고 있는데도 또 화려한 채색의 꾸밈을 더하여 마치 흰 바탕에 채색을 가하는 것 같았음을 말한 것이다. 자하가 그 반대로 흰 바탕으로 꾸민다고 여겨 의문을 가졌으므로 물은 것이다.

8(48)-2. 子曰:「繪事後素。」

공자가 말했다.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을 마련한 이후에 한다."

繪事,繪畫之事也。後素,後於素也。
繪事는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後素는 흰 바탕이 마련된 뒤에 하는 것이다.

考工記曰:「繪畫之事後素功。」謂先以粉地爲質,而後施五采,猶人有美質,然後可加文飾。
「고공기」에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을 마련한 뒤에 한다.'라고 하였다. 먼저 분칠할 자리를 본질로 삼은 뒤에 오색으로 채색하니, 사람이 아름다운 바탕을 가진 후에 화려한 꾸밈을 더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8(48)-3. :「禮後乎?」子曰:「起予者商也始可與言詩已矣。」

자하가 말했다. "예가 나중이라는 것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나를 흥기시키는 사람은 상이로구나! 비로소 함께 『시경』을 말할 수 있겠구나."

禮必以忠信爲質,猶繪事必以粉素爲先。起,猶發也。起予,言能起發我之志意。
예는 반드시 충과 신을 바탕으로 삼으니 그림 그리는 일에 반드시 분칠한 바탕을 먼저 만드는 것과 같다. 起는 發(분발함)과 같다. 起予는 능히 나의 뜻을 일으켜 분발하게 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謝氏曰:「子貢因論學而知詩,子夏因論詩而知學,故皆可與言詩。」
사씨가 말했다. "자공이 배움을 논하고 『시경』을 알았기 때문에, 자하가 『시경』을 논하고 배움을 알았기 때문에 모두 함께 『시경』을 말할 수 있다."

楊氏曰:「『甘受和,白受采,忠信之人,可以學禮。苟無其質,禮不虛行』。此『繪事後素』之說也。孔子曰『繪事後素』,而子夏曰『禮後乎』,可謂能繼其志矣。非得之言意之表者能之乎?商賜可與言詩者以此。若夫玩心於章句之末,則其爲詩也固而已矣。所謂起予,則亦相長之義也。」
양씨가 말했다. "'단맛은 조화로움을 받아들이고, 흰 색은 채색을 받아들인다. 충신한 사람이라야 예를 배울 수 있다. 진실로 그 본질이 없으면 예는 공연히 행해지지 않는다.' 이것은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을 마련한 이후에 한다.'는 말이다. 공자가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을 마련한 이후에 한다.'고 말하자 자하가 '예가 나중이라는 것입니까?'라고 말했으니, 능히 그 뜻을 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말의 의미의 밖에서 얻은 사람이 아니면 가능하겠는가. 상(자하)과 사(자공)이 함께 시를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다. 만약 장구의 지엽에 몰두하면 시경을 해석하는 것이 고루할 뿐이다. 起予라고 말한 것은 또한 교학상장의 뜻이다."
posted by 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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