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맹자집주 2020. 7. 1. 17:03

11(18)-1. 齊人伐燕,取之。諸侯將謀救燕。宣王曰:「諸侯多謀伐寡人者,何以待之?」孟子對曰:「臣聞七十里爲政於天下者,湯是也。未聞以千里畏人者也。

제나라 사람이 연나라를 정벌하여 취하였다. 제후들이 장차 모의하여 연나라를 구원하려고 하였다. 선왕이 말했다. “제후들 중 과인을 정벌하려고 도모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떻게 이들을 대해야 합니까?” 맹자가 대답하였다. “제가 듣기로 70리를 가지고 천하에 정사를 한 사람은 탕왕이 바로 이 사람입니다. 천 리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두려워한 사람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千里畏人,指齊王也。
천 리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제나라 왕을 가리킨 것이다.

11(18)-2. 書曰:『湯一征,自葛始。天下信之。東面而征,西夷怨;南面而征,北狄怨。曰,奚爲後我?民望之,若大旱之望雲霓也。歸市者不止,耕者不變。誅其君而弔其民,若時雨降,民大悅。』書曰:『徯我后,后來其蘇。』

『서경』에 이르기를, ‘탕왕이 첫 번째 정벌을 갈나라로부터 시작하셨다. 천하가 그것을 믿었다. 동쪽으로 향하여 정벌하면 서이가 원망하고, 남쪽으로 향하여 정벌하면 북적이 원망하여 말하기를, 「어찌 우리를 나중으로 하는가?」라 하였다. 백성들이 그것을 바라기를 마치 큰 가뭄에 구름과 무지개를 바라는 것 같이 하였다. 시장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그치지 않고, 밭가는 사람이 움직이지 않자, 그 군주를 주살하고 그 백성을 위문하기를 마치 때에 맞추어 비가 내리는 것 같이 하니, 백성이 크게 기뻐하였다.’라고 하였습니다. 『서경』에 이르기를, ‘우리 임금을 기다리니, 임금이 오시면 소생하리라.’라고 하였습니다.

兩引書,皆商書仲虺之誥文也。與今書文亦小異。一征,初征也。天下信之,信其志在救民,不爲暴也。奚爲後我,言湯何爲不先來征我之國也。霓,虹也,雲合則雨,虹見則止。變,動也。徯,待也。后,君也。蘇,復生也。
두 번 『서경』을 인용한 것은 모두 『상서』 「중훼지고」의 글이다. 지금 『서경』의 글과는 또한 조금 다르다. 一征은 첫 번째 정벌이다. 天下信之는 그 뜻이 백성을 구하는 데 있고 포학한 일을 하지 않을 것을 믿은 것이다. 奚爲後我는 탕이 어찌하여 먼저 와서 우리의 나라를 정벌하지 않느냐고 말한 것이다. 霓는 무지개이니, 구름이 모이면 비가 내리고 무지개가 보이면 그친다. 變은 움직임이다. 徯는 기다림이다. 后는 임금이다. 蘇는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他國之民,皆以湯爲我君,而待其來,使己得蘇息也。此言湯之所以七十里而爲政於天下也。
다른 나라의 백성이 모두 탕을 우리의 임금으로 여겨서 그가 와서 자기들로 하여금 소생할 수 있게 하기를 기다린 것이다. 이는 탕이 70리를 가지고 천하에 정사를 한 까닭을 말한 것이다.

11(18)-3. 今燕虐其民,王往而征之,民以爲將拯己於水火之中也,簞食壺漿,以迎王師。若殺其父兄,係累其子弟,毁其宗廟,遷其重器,如之何其可也?天下固畏齊之彊也,今又倍地而不行仁政,是動天下之兵也。

지금 연나라가 그 백성들을 학대하니, 왕께서 가서 정벌하시니, 백성들이 장차 자기들을 물과 불 가운데에서 건져 낼 것이라고 여겨 대바구니에 밥을 담고 항아리에 장을 담아서 왕의 군대를 맞이하였습니다. 만약 그 부형을 죽이고 그 자제들을 구속하며 그 종묘를 깨부수고 그 중요한 기물들을 옮겨 온다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천하가 진실로 제나라의 강함을 두려워하는데, 지금 또 땅을 배로 하고 인한 정사를 행하지 않는다면 이는 천하의 병사를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拯,救也。係累,縶縛也。重器,寶器也。畏,忌也。倍地,并燕而增一倍之地也。
拯은 구원함이다. 係累는 묶는 것이다. 重器는 귀중한 그릇이다. 畏는 꺼리는 것이다. 倍地는 연나라를 병합하여 한 배의 땅을 더하는 것이다.

齊之取燕,若能如湯之征葛,則燕人悅之,而齊可爲政於天下矣。今乃不行仁政而肆爲殘虐,則無以慰燕民之望,而服諸侯之心,是以不免乎以千里而畏人也。
제나라가 연나라를 취하기를 만약 탕이 갈나라를 정벌하는 것 같이 할 수 있었더라면 연나라 사람들이 기뻐하여 제나라가 천하에 정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인한 정사를 하지 않고 함부로 잔학한 일을 하였으니 그렇다면 연나라 백성들의 소망을 위안하고 제후들의 마음을 복종시킬 수 없으니 이 때문에 천 리를 가지고도 다른 사람을 두려워함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다.

11(18)-4. 王速出令,反其旄倪,止其重器,謀於燕衆,置君而後去之,則猶可及止也。」

왕께서 속히 명령을 내려서 그 노인과 어린이를 돌려보내고 그 중요한 기물을 옮겨 오는 것을 중지하고 연나라 민중들과 모의하여 군주를 세운 뒤에 떠난다면 오히려 미리 전쟁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反,還也。旄,老人也,倪,小兒也,謂所虜略之老小也。猶,尚也。及止,及其未發而止之也。
反은 돌려보내는 것이다. 旄는 노인이고 倪는 어린이이니, 노략질한 노인과 어린이를 이른다. 猶는 오히려이다. 及止는 전쟁이 아직 시작하지 않은 때에 그것(전쟁)을 중지하는 것이다.

范氏曰「孟子事齊梁之君,論道德則必稱堯舜,論征伐則必稱湯武。蓋治民不法堯舜,則是爲暴;行師不法湯武,則是爲亂。豈可謂吾君不能,而舍所學以徇之哉?」
범씨가 말했다. “맹자가 제나라와 양나라의 군주를 섬길 때에 도덕을 논하면 반드시 요와 순을 칭하고, 정벌을 논하면 반드시 탕과 무왕을 칭했다. 대개 백성을 다스림에 요와 순을 본받지 않으면 이것은 포악함이 되고, 군사를 출동시킴에 탕과 무왕을 본받지 않는다면 이것은 난이 된다. 어찌 우리 군주가 불가능하다고 여겨 배운 바를 버리고 그것(군주의 욕망)을 따를 수 있겠는가?
posted by 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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